후지쯔가 7월 6일 내놓은 코로나19 대응 방안이다. 일본 후지쯔는 직원만 8만명이다. 7월 공장을 제외한 사업장에 출근하는 인원은 4분의 1가량. 남은 인원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간 간부직을 대상으로 적용해온 ‘잡(Job)형 고용’과 인사평가 방식도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잡형 고용이란 업무 내용을 명확히 규정한 업무정의서를 제공하고 노동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받는 제도다.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제한을 없앤 슈퍼플렉스 근무제를 적용키로 했다.
후지쯔뿐 아니라 히타치 역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2~3일의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히타치는 일본 대기업들이 가입하는 게이단렌의 나가니시 히로아키 회장이 대표로 있는 기업이다. 게이단렌 차원에서도 원격근무 확산에 나설 방침이어서 후지쯔와 히타치 뒤를 잇는 기업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과업체 가루비를 비롯해 수처리 대기업인 메타워터 등은 이달부터 단신부임을 폐지했다.
▶日 5개 구 오피스 공실률 8년 만에 ↑
일본 내 재택근무 확산은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에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사무실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대형 오피스 중개업체인 미키상사에 따르면 도쿄 내 주요 5개 구(지요다·주오·미나토·신주쿠·시부야) 오피스 공실률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악화와 임대 사무실 수요 감소 영향으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도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사무실 공실률이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오피스빌딩종합연구소는 “올 3월 도쿄 주요 5개 구 165㎡ 이상 오피스 공실률(0.6%)이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향후 1년 안에 이 수치가 3.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 주요 5개 구 중에서도 타격이 큰 곳은 IT기업이 몰려 있어 도쿄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시부야구다. 시부야구 5월 공실률(2.55%)은 전달보다 0.33%포인트 상승했다. 재택근무 환경이 잘 갖춰진 IT기업이 몰린 탓에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기초연구소의 분석이다. 연구소는 앞으로 공실 증가 추세가 시부야 주변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금은 중소형 사무실 위주로 공실이 늘고 있지만 점차 대형 사무실 공실률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실이 사라지면서 직장인을 겨냥한 선술집을 운영해온 기업들도 사업 전환에 나섰다.
일본 전역에서 235곳의 선술집 체인 ‘츠카다농장’을 운영하는 AP컴퍼니는 7월 6일부터 점심 영업에 집중하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저녁 장사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쿄를 중심으로 30여곳에서 선술집 체인 ‘긴노구라’를 운영하는 산코푸즈가 5월부터 낮 시간대에 매장 내 별실들을 텔레워크(원격근무) 공간으로 대여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도쿄 = 정욱 특파원 woo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7호 (2020.07.15~07.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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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3, 2020 at 09:3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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