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IP는 0.217에서 0.343으로 치솟았지만, 실점 억제 능력은 여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빅리그 첫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운이 따르지 않으면 실력으로 극복하겠다"고 했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 2020년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놀라워하면서도 "첫해에는 운이 따랐다"고 평가하며 "2021년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2020년 말, 현지 언론은 김광현의 낮은 탈삼진율과 낮은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을 '2021년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 김광현의 BABIP는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김광현은 2021년에도 호투하고 있다. 탈삼진율을 두 배 가까이 높인 덕이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고 1실점 했다. 볼넷 1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6개를 잡았다.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2.74로 좋아졌다. 팀 타선이 또 침묵해 시즌 2승 달성은 실패했지만, '지지 않는 투수'라는 이미지는 굳혔다.
김광현은 지난해와 올해 13경기(선발 12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전투수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김광현은 8경기에 등판해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호투했다.
현지 언론은 김광현이 만든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세부 지표를 살피며 "운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광현의 2020년 BABIP는 0.217이었다. 일반적으로 BABIP는 0.300 내외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0년 BABIP도 0.303이었다.
BABIP을 보면 2020년 김광현은 야수진의 도움을 평균적인 투수보다 더 받거나, 행운이 따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를 확신에 찬 어조로 쓴 현지 기사도 나왔다.
김광현의 2021년 BABIP는 0.343으로 치솟았다. 페어 지역에 들어온 타구가 안타가 되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2점대의 평균 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탈삼진 능력'을 되살린 덕이다.
지난해 김광현은 9이닝당 5.54개의 삼진(39이닝 삼진 24개)을 잡았다. 올해는 그 수치를 9.39(23이닝 삼진 24개)로 두 배 가까이 높였다.
안타는 늘었지만, 그만큼 삼진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줄이면서 실점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12일에는 기분 좋은 기록도 세웠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타자 콜튼 웡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로렌조 케인을 시속 138㎞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2사 2루에서는 트래비스 쇼를 시속 146㎞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이 한미 통산 1천500탈삼진을 채우는 순간이었다.
2007년 4월 10일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러, 1회 심정수(당시 삼성 라이온즈)를 삼진 처리하며 '프로 첫 삼진'을 잡은 김광현은 2019년까지 KBO리그에서 1천456개의 삼진을 잡았다.
2020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김광현은 그해 8월 18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빅리그 첫 선발 등판을 치러, 1회 이언 햅을 삼진 처리했다.
12일 밀워키전 1회에 삼진 2개를 추가하면서 김광현은 한미 통산 1천500탈삼진을 채웠다.
상대 득점권에서 더 강해지는 김광현의 모습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김광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087(23타수 2안타)이다. 시즌 피안타율 0.264보다 0.0177이나 낮다.
김광현은 지난해 시즌 종료 뒤 "'운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라고 생각한다. 내게도 운이 따르지 않은 날이 올 것이다. 그땐 실력으로 극복하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탈삼진 능력과 상대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으로 다짐을 지켜나가고 있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12 12: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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