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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위한 회의가 없어졌다”…코로나19 이후 바뀔 사무실 풍경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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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SK서린빌딩에선 10층부터 27층까지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직원들이 근무 공간을 공유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배려심이 살짝 부족한 직원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모(29) 사원은 “전화 목소리가 큰 사람 옆에 앉은 적이 있는데 소음 때문에 자리를 옮긴 적도 있다”며 “다른 회사 사람이라서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슬쩍 목소리 좀 낮춰달라는 메모를 써 옆자리에 포스트잇을 붙여놓기도 했다네요. 

#오늘은_어느자리_앉을까 #자리는_선착순 #자리싸움_사장님도_예외없어 

서울 중구에 위치한 BMW코리아 사무실 모습. 모든 직원이 직급이나 팀 구분 없이 원하는 좌석에서 근무할 수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BMW코리아도 지난해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2월 말 ‘모바일 오피스’ 리모델링을 마무리했습니다. 고정석을 없앤 대신 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으로 출퇴근과 업무 현황을 기록합니다. 이때 자리를 잡기 위해 따로 앱을 깔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에 도착해서 원하는 곳에 앉으면 되니까요. ‘홈 존(Home Zone)’이라고 불리는 부서 별 구역이 있긴 하지만 크게 상관없습니다. 그날그날 업무 상황에 따라 소통이 필요한 다른 부서 직원과 나란히 앉을 때도 많답니다. 

연차가 높다고 창가 자리나 넓은 책상만 고집 한다면 진정한 스마트워크가 아니죠. 자리 선점 기회는 사장부터 인턴까지 공평합니다. 입사 5년차 하모(34) 매니저는 “처음에는 민망해서 그런지 한 곳에만 앉는 선배들도 있었다”며 “그래서 팀원들끼리 작정하고 빨리 출근해서 그 자리를 빼앗아 봤다”며 웃었습니다. 하 매니저의 상사는 처음엔 “왜 그래”라며 당황해 했지만 후배들의 노력 덕분에 자율좌석제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고 하네요. 특히 주니어 직원들은 거리감 있다고 생각했던 임원들이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높은 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회사에선 혼자 하는 일보단 함께 하는 일이 많습니다. 자율좌석제 방식은 누가 어디에 앉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확인이 안됩니다. 그래서 BMW코리아에선 아침에 오면 팀원들끼리 소통하는 게 필수 일과가 됐습니다. 단체 채팅 방에서든 개인적으로든 선배에게 일정을 시시콜콜 다 공유합니다. 

이에 대해 하 매니저도 “불편할 때가 있긴 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예전에는 업무 얘기만 나눠서 이렇게 까지 친해지기가 어려웠다”며 “지금은 일정 공유뿐만 아니라 안부도 묻고 사람 사는 얘기도 나누다 보니 팀원끼리 더 돈독해졌다”고 말합니다. 

#짐은_걱정없어 #두_어깨를_가볍게 #보부상_이젠안녕 

지난해 4월부터 자율좌석제를 운영해온 SK 서린빌딩에는 직원이 개인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층마다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자율좌석제를 생각했을 때 또 다른 고민 거리는 ‘개인 짐’ 입니다. 짐이 많은 직원들은 흔히 ‘보부상’이라고 불리는데요. 고정 좌석이 있을 때 자기 자리에 물건을 쌓아두면 됐는데, 자리가 없어지니 그 짐을 어찌 해야 하나 걱정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에선 모두에게 사물함을 배정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습니다. 게다가 자주 이용하는 층에 사물함을 배치해준다니 짐 옮기는 부담도 적습니다. 여성 직원은 화장품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겠죠. 립스틱 하나 정도는 자리에 놓고 다닐 수도 있으면 좋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화장실에 개인용 사물함이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BMW코리아에도 개인 사물함이 있었는데요. 9년차 정모(42) 매니저는 예전에는 자신의 자리에 텀블러를 5,6개씩 놓고, 옷과 신발을 회사에 따로 가져다 놨다고 해요. 하지만 사무실 리모델링 후 많은 짐을 정리해야 했다는 그는 “오히려 사무실 생활이 심플해졌다”며 “그동안 불필요한 개인 물건을 회사에 너무 많이 가져다 놨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반성하게 됐다네요. 

회사는 또 직원들에게 사물함에 집어 넣을 수 있는 크기의 노트북 가방을 줘서 노트북이나 기타 물품을 넣어둘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실내에서 추울 때 입을 개인 옷을 가져올 필요 없도록 얇은 패딩도 제공했구요. 공용 캐비닛에 사무 용품도 갖춰져 있으니 개인 짐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크지 않다는 것인데요. 

회사 입장에서도 업무 환경이 깔끔해지니 좋겠습니다. 보기도 좋고, 공간 효율성도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외근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책상이 지저분한 채로 방치되고, 게다가 서울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출장이나 파견 오는 직원들이 남의 자리에 불편하게 앉아야 했던 문제도 해소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보부상’들도 있었는데요. SK이노베이션의 이모 사원은 “매번 자리를 정리정돈 한 뒤 퇴근해야 하고 출근할 때는 다시 가져와야 해서 번거롭긴 하다”고 합니다. 그처럼 노트북 가방과 키보드, 마우스에 노트북 스탠드까지 들고 다니는 직원들에겐 쉽지 않은 여정일 것 같긴 하네요. 

#회사인가_독서실인가_카페인가 #뷔페처럼_골라 앉자

SK 서린빌딩에는 직원들이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스낵과 음료가 준비돼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이제 본격적으로 일하는 공간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새로워진 근무 환경은 마치 ‘뷔페 식당’처럼 골라 앉는 재미가 있습니다.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빌딩 안에 여러 형태의 공간이 만들어진 덕분인데요. 

특히 직급을 가리지 않고 가장 인기 많은 자리는 ‘다 나가주세요. 혼자 있고 싶네요’형 자리입니다. 살짝 어두운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있는 데다가 높은 칸막이로 나뉘어 있어 1인실 독서실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곳엔 뒤로 임원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집중하는 직원들로 가득했습니다. 보통 사무실이라면 일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는 척을 하거나 자리에서 인사를 해야 하지만 그럴 필요 없는 것이죠. 내일 당장 발표할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직원들에겐 최고의 집중력을 뽑아 낼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쿠션 칸막이가 벌집처럼 돼 있는 업무 구역이나 도서관처럼 넓은 책상에 다양한 직급과 연령대의 직원이 모여 일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창 밖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와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도 있구요. 업무에 맞게 노트북 대신 모니터가 필요하다면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자리를 택해도 됩니다. 각 층에는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시리얼 디스펜서나 커피머신, 주스가 마련된 캔틴도 있습니다. 이 모든 풍경이 평범한 회사 업무 공간이 아닌 백색소음이 존재하는 분위기 있는 카페를 연상시킵니다. 

BMW코리아에도 개인 공간인 ‘포커스룸’이 있습니다. 높은 집중도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 할 경우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물론 이 좌석은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니 서둘러야겠습니다. 

#지금은_초집중모드 #일도_회의도_스마트하게 

SK 서린빌딩 ‘플렉스룸(Flex Room)’에서 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공간이 획기적으로 변모한 만큼 업무 방식도 달라졌을까요. 오전에는 팀 회의가 잦을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모여 앉는 게 아무래도 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모(29) 대리는 ‘회의를 위한 회의’가 없어진 것을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팀 리더가 무슨 요일에 언제 화상으로 회의하자고 공지한다”며 “화상으로 하니까 필요한 말만 하고 끝나서 좋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화상 회의를 한 경험이 쌓여서 어색하지 않았다네요. 김모(34) 과장 역시 업무 보고 체계가 간소화된 것이 편하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해서 매번 팀장을 찾아갔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메신저로 업무 지시 받고, 보고 내용에 대한 피드백 받는 게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관리직들은 어떨까요. 주니어 직원들에게 바로 지시할 수 없으니 불편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원할 때 회의를 소집할 수도 없고 얼굴 마주보고 일할 때와 비교해서 소통도 원활하지 못하고요. ‘A씨, 잠깐 내 방으로 들어와!’ 같은 옛날식 ‘호통’도 못 칠 테니까요. 

그러나 관리직들 또한 이런 변화에 나름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사내 메신저나 카카오톡으로 의사 소통을 하다 보니 오히려 지시가 체계적이고 요점만 콕 찍어 간결해졌다는데요. 결국 근무 환경 변화는 직원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었습니다. 선배도 후배도 스마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철저히 준비해야 하니까요. 보고하는 후배도, 피드백을 줘야 하는 선배도 줄어든 회의시간만큼 업무의 효율성이나 성과를 유지하려면 회의 내용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회의하자 하면 회의실 들어가는 순간에서야 생각 하고 적당히 선배들 눈치보면서 회의 시간만 보내면 됐지만 이제는 그러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보는 눈이 없어지니까 꼼수를 부리는 사람들도 생기지 않을까요. BMW코리아의 정 매니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서로 안 보이니까 사람들이 논다고 생각할까 봐 이메일을 받자마자 답장하고 그랬다"라며 "그러나 지금은 안 보이는 곳에서도 내 역할을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생겼다”고 했습니다. 임원들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 직원들에 대한 믿음도 커졌다네요. 굳이 눈앞에서 관리감독 하지 않아도 ‘잘 하겠지’ 생각하는 거죠. 

#회장님과_파티파티 #사무실에서_힐링하자 

SK 서린빌딩에는 직원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직장인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근무시간 중 가장 소중한 순간. 바로 점심시간입니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낼까요. 

윤모(29) 대리의 동기들은 22층에 마련된 헬스장을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직원들은 캔틴 냉장고에 넣어뒀던 샐러드를 먹고 시간을 쪼개 운동을 하는 건데요. 아쉽게도 코로나19 이후 헬스장은 잠시 문을 닫았지만, 그 외에도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는 많습니다. 21층에는 가상현실(VR) 게임,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펀 룸(Fun Room)’뿐만 아니라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길 수 있는 파티룸도 있죠. 윤 대리는 “한 번은 이곳에서 동기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최태원 회장이 방문한 적이 있다”며 “뭐 하냐고 물어보시고 생일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갔다”며 웃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업무 중간중간 남는 시간에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권장합니다. ‘마이썬’이라는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교육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한 대리는 “(프로그램은) 자기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듣는다”며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관련된 것도 있고, 회사 업무와 관련해 정유업을 추가로 공부한다”고 전했습니다. 빨리 일하고 빨리 퇴근하는 게 좋은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임원방_철거 #3주_재택근무 #어디까지_더_스마트_해질거야 

BMW 코리아 모든 직원은 직급이나 팀의 구분 없이 다양한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BMW코리아는 회장실을 뺀 모든 임원방의 벽을 헐었습니다. 이제는 사장님도 인턴 직원과 똑같이 자리를 잡고 사물함에 짐을 넣어야 .니다. 그 탓에 소소한 고민도 늘었다고 합니다. 

정상천(48) 상무는 “옷값이 많이 들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양복 몇 벌로 돌려 입기를 했을 텐데 방이 없어진 후에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다 보니 ‘데일리 패션’을 새롭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정 상무는 “신경 쓸 게 많아졌지만 익숙해지면 젊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정 매니저도 “괜히 약속을 잡고 방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편하다”며 “처음 이틀 정도는 좋은 자리를 남겨둬야 하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건 임원들이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자 걱정이 많기는 일반 직원들과 마찬가지였다고 해요. 특히 자기 옆에 아무도 앉지 않을까 봐 속앓이를 했다고 합니다. 커피를 ‘미끼’로 앉으라고 해볼까 고민했다고도 해요. 그 동안 걱정은 모두 기우였던 거죠. 정 상무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못 하는 제도”라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직원들끼리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뀐 사무실 분위기에서는 잘 몰랐던 직원들끼리도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율좌석제에서 더 나아가 사무실 밖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 혁신’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아직 일부 직원만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총 4주로 구성된 커리큘럼으로서 첫 주는 회사에서 무조건 근무하도록 하고, 나머지 3주는 시간과 장소를 구애 받지 않고 스스로 최적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재택 근무를 강제적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이런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실험이 진행되면서 직원들은 스마트 워크의 장점을 느끼고 있다고 해요. 이번 실험에 참가하고 있는 김 과장은 “몸이나 뇌가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꾸 회사를 온다”며 “앞으로 카페도 가 보고 도서관도 가보면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업무 환경을 찾겠다”고 답했습니다.

#스마트워크_한국의 기업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부터 자율좌석제를 실행하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혁신적인 변화인 만큼 도입과정에서의 의견 마찰도 예상됩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BMW코리아 임원들은 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한 부장급 직원은 “자율 좌석제가 ‘옳고 그르다’ 할 문제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게 먼저”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라며 “경직된 기업 문화가 빠르게 변하는 사회 문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것(자율좌석제)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BMW코리아의 정 상무도 “지금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건 개인이 강한 리더십을 통해 상명하복 식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다”라며 “강한 기업이 살아 남는 게 아니고 빠르고 유연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에선 모바일 오피스와 공간, 의사결정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예전 같은 위계적인 분위기보다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법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그 시작은 유연한 업무 환경입니다. 

실제로 BMW코리아의 회의는 직급에 상관없이 누군가 의견을 피력하면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데요. 다만 인턴이나 연차가 높지 않은 직원들의 경우에는 ‘성과’를 눈에 보여줘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회의 프린트 복사 정도에 그쳤을 역할에서 이제는 1인분 몫을 다해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회사의 체계적인 신입 교육이나 지침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들에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오히려 '행운'이었습니다. 2월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는데요. 이전부터 스마트워크 도입을 추진해왔던 두 회사는 이 변화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죠. 불가피하게 찾아온 변화가 직원들에게 굳이 모여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 같기도 합니다. 

김예슬·임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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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9, 2020 at 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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