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에 재미있는 펀딩 프로젝트가 떴다. 집 근처 1인 사무실 프로젝트 ‘집무실’. 그간 유행했던 공유 오피스와 어떻게 다른 개념을 장착했는지 그 공간 디자인이 궁금하다.
집 근처 사무실 ‘집무실’.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네이밍이다.
2010년 위워크(WeWork)로부터 비롯된 공유 오피스에 대한 환상이 있다. 화려한 거실, 대도시의 위용 있는 건물, 입이 벌어지는 인테리어, 맥주를 나누며 벌이는 사교. 하지만 공유 오피스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 그저 합리적이고 가성비 좋은 개인 공간이 아니었을까? 그저 카페를 전전하며 노트북과 씨름하던 생활을 청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특히 바이러스로 인해 재택 근무를 하는 많은 이가 이 생각에 공감할 것이다. 3시간 가까이 교통 체증을 감내하며 출퇴근하던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집 근처에 단촐한 일인 사무실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이렇게 오직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작은 벙커가 필요한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그들의 욕망은 단순하다. (집과) 가까울 것, (나 혼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일 것.
소비자의 집단 욕구는 시장에 곧 반영된다. ‘집무실’은 이를 반영한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다. ‘집 근처 사무실’을 추구하며 ‘1인 워크 모듈’에 집중한다. 워크 모듈은 일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를 집약한 구조다. 최상의 효율과 안정감, 여기에 세련됨을 더한 디자인. 이 모듈은 집에서는 집중이 어렵고, 카페에서 일하자니 불편한 이들의 고민을 해결한다. 아침마다 대도시 한복판으로 몰려가는 일개미들의 행렬을 끊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의의. 수년 전부터 그토록 부르짖던 ‘워라밸’의 실현은 ‘집 근처 사무실’이라는 문장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무실은 정동 1호점을 시작으로 첫발을 뗐다.
워크 모듈 NEST. 노트북을 끼고 개방된 공간에서 일하고 싶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보장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캐주얼한 둥지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엔 온라인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로켓펀치’와 브랜드 개발 전문 회사 ‘엔스파이어’가 있다. 6년째 직원 전원이 원격 근무 중인 로켓펀치의 경험과 브랜딩과 디자인을 수년째 진행해 온 엔스파이어의 고민이 만나 ‘분산 오피스’ 개념에 꽃을 피운 것. 분산 오피스는 전 세계적으로 재택, 원격 근무, 자율 출퇴근이 늘면서 숙성된 개념이다. 따라서 1인 오피스 모듈 역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발전된 IT 기술을 결합한 모델부터 이동이 가능한 사무실 모듈까지 그 발전 속도가 빠르다. 집무실 역시 1인 사무실 모듈이라는 자체 개발 디자인이 빛을 발하는데, 이는 소비자의 욕구를 세세히 반영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면 시야가 열려 있어 캐주얼한 ‘NEST’, 좀 더 여유 있는 일인 공간인 ‘HIVE’, 막혀 있는 공간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CAVE’. 이 개성 넘치는 삼 형제 가운데 개인의 취향과 업무 효율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코로나 이전의 공유 오피스가 커뮤니티에 집중돼 있었다면,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한 집무실은 ‘나’ 하나에만 집중된 느낌이다. 시대를 반영한 디자인, 트렌디하다.
사용자가 봇짐을 싸서 찾아가는 사무실이 아니라, 내 곁으로 책상을 들고 찾아와 주는 사무실. 제대로 된 진화다. 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은 이렇게 ‘내 집 근처로 찾아와 주는 사무실’ 개념이 온전히 완성되기 위해서는 워크 모듈 개발만으로는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건 지역 확장성이다. 거점 지역이 엄청나게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집 근처 사무실’이란 찾아가는 서비스가 완성된다. 그게 집무실의 행보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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